"김포시 주민의 85%가 서울로 출근" 알고보니 ‘김골라 하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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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주민의 85%가 서울로 출근" 알고보니 ‘김골라 하차율’

최춘식 기자  II   기사승인 : 2023.11.01 18:12

"김포골드라인 탑승객 서울 하차 비율"

'서울 출퇴근' 비율은 '광명' 1위...김포는 11번째

“서울 편입하면 출퇴근 시간 빨라지냐”


엔티뉴스 정치/국내 ㅡ  지난달 30일 김기현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포골드라인을 찾아가 김포시의 서울 편입 추진을 발표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포에서 서울로 힘겹게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서울 편입'의 명분으로 삼으려 한 걸 수 있다.


‘서울시 김포구’가 현실화되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집값 상승과 교통 여건 개선을 기대하며 찬성하는 여론이 있는가 하면,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행태이자 실현 가능성 없는 ‘총선용 전략’에 불과하다는 반대 여론이 맞선다.


국민의힘은 총선용 전략이라는 비판에 선을 그으며 ‘왜 김포냐’는 질문에 다른 수도권 지자체 요청이 있으면 검토하겠다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시민이 많다’는 근거를 앞세운다.



그런데 김포에서, 또 다른 수도권 지자체에서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구는 얼마나 될까?


인구 대비 '서울 출퇴근' 비율은 '광명' 1위...김포는 11번째


지자체 인구 대비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원의 비율도 살펴봤다.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의 통근·통학 인구(12살 이상) 집계 결과를 살펴보면 김포는 통근·통학 인구가 6만4명으로 경기도 31개 지자체 중 10번째이다. 인구주택총조사는 매년 진행되지만, 통근·통학 등 세부적인 특성항목은 5년 주기로 작성된다.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경기도에서 매일 125만5518명이 서울로 통근·통학을 하는데, 고양시가 16만3298명으로 인원이 가장 많다. 그다음 성남(12만8860명), 부천(10만5457명) 남양주(10만2004명), 용인(9만1605명) 등의 순이다. 경기도는 아니지만 서울로 오가는 인천광역시 출퇴근 인구는 16만4282명으로 김포보다 약 2.7배 많다.


2020년 지자체 인구 현황 대비 서울 통근·통학 인구 비율을 따져봐도 김포는 인구 47만3970명 가운데 서울로 통학·통근하는 인구가 12.7%를 차지해, 광명(20.4%)·하남(20.2%)·과천(19.9%)·고양(15.1%) 보다 낮다.


2023년 시군구 타지역 통근 취업자 자료를 보면, 김포시 취업자 26만 5천 명 중 거주지(김포) 외 타지역 통근자는 11만 5천 명이었다.


김포시 전체 취업자의 43%가 김포가 아닌 지역에 취업했다는 건데, 여기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지역과 인천까지 포함된다.


아무리 높게 잡으려 해도 국민의힘과 김포시청이 주장한 85%~81.5%라는 숫자와는 차이가 크다.


 


그렇다면 "김포시 주민의 85%가 서울로 출근" 이라는 숫자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KBS취재팀이 김포시에 문의한 결과, 해당 숫자는 김포골드라인 탑승객의 서울 하차 인원 비율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 정확히 말하면 2023년 10월 16일 출근시간대(7시~9시)에 김포골드라인을 탑승했던 1만 1천여 명 가운데 81.5%인 1만 1천여 명이 행정구역상 '서울'인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했다는 것이다.


김포골드라인은 출발 종점부터 9개 역은 '김포', 도착종점은 '김포공항'인 서울 1개 역으로 구성된 단일 노선이다. 쉽게 말해 김포에서 출발해 서울에 도착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는 노선이다.


김포공항역에서 내린 김포골드라인 승객이 공항철도나 서해선, 버스 등으로 환승해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지 않았다.


결국,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나온 수치가 '김포→서울 출퇴근 비율 80% 이상'이라는 통계다. 이 수치를 김포시장이 직접 발표하고, 국민의힘이 재인용하면서 많은 언론을 통해 재확산됐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정책이라는 것은 분석과 연구에 기반한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근거에 의해 왜 필요한지가 설득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단순히 주민이 원한다는 주장이 정책의 근거가 될 수 없는 데다가 주민이 원한다는 근거도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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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입하면 출퇴근 시간 빨라지냐”

김포 시민들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 등 열악한 교통 문제는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나 해법이 서울 편입이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김포 주민들 안에서도 서울 편입이 교통 여건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와 “경기도에서 서울로 바뀌면 출퇴근 시간이 단번에 빨라지냐”는 의구심이 맞선다.


서울 편입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은 특히 김포에 ‘실익’이 있을 것이냐를 우려하고 있다. “서울 편입이니 뭐니 할 시간에 김포 교통 문제나 좀 빨리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같이 골드라인 개선이나, ‘김부선’으로 불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 등 숙원 사업 추진부터 빨리 해결하라는 요구도 나온다. 쓰레기 매립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울시의 상황을 언급하며 “편입되면 서울시 쓰레기 매립장 역할만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꾸준히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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